-
기획의도
2020년도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는 대전의 역사와 함께한 원도심(은행동, 대흥동)의 중심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장점을 살려 대전의 도시문화를 의식주(衣食住)라는 키워드로 살펴보는 전시를 추진해 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의식주 중 주(住)에 해당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住) : 수집과 기억 사이>를 개최하여 주거문화 속에 수집되어 있는 물건들을 통해 역사라는 시간에 빗겨난 대전의 기억을 찾는 전시를 개최했으며 두 번째로 <대흥동 네트워크(食) : 탄수화물 휘게>를 개최하여 대전역의 생성과 더불어 타 지역과 다르게 밀가루 음식이 성행한 특별한 음식, 빵과 칼국수와 관련된 작품들을 통해 대전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찾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시민참여 다원예술(衣) : 옷장 속 예술사회학>은 대전에서 옷을 모티브로 예술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을 통해 대전만의 고유한 감성과 독특한 정서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기획하였다.
-
전시내용
옷과 패션은 한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일상에서 매일 입고 가꾸고 치장하는 반복적인 행위는 그 시대의 집단지성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기후나 환경에 따라 재질과 팬턴이 달라질 수 있는데 그 반복이 전통과 의복으로 연결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옷에 담긴 반복된 패턴을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 왔는지 짐작할 수 잇듯이 옷은 자기완성을 넘어 옷에 대한 시대적인 가치와 삶에 얽힌 시대성을 찾아 볼 수 있다. 패션을 통해 그 시대의 정신, 역사, 문화를 넘나들며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예술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인류의 삶과 연결된 옷에 담긴 사회성을 따라가다 보면 패션은 곧 자기표현이며 사회와 연결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작가정보
김용범은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긴 서울 구두공장의 텅 빈 내부를 찍은 사진, 장시간 피로를 덜기 위해 각자 만든 의자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화려한 패션의 욕망 뒤에 숨겨진 노동자들의 땀과 쓸쓸한 뒷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김희라는 일상의 다양한 사물을 손바느질하며 실체와 비 실체사이에 존재하는 사회의 권력, 신체와 옷, 금기시된 위계를 넘어 불안한 모든 경계의 허점을 치유하듯 세상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인희는 일상의 사물을 남다른 시각으로 세상에 버려진 것들, 즉 생명의 흔적이 사라진 생선비늘을 손수 닦고, 말리고 자신이 예전에 입던 옷이나 구두에 이식하며 생명을 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