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욱(서구 관저로)
곤충을 좋아하는 손자가 일곱 살이 되더니 이제 달력을 볼 줄 알면서 주말 스케줄을 잡는다. 돌아오는 토요일엔 방아깨비와 메뚜기를
가장 많이 잡았던 계족산행이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는 소금쟁이를 잡기 위해 수통골로 잡았다. 1리터짜리 생수통을 잘라 어항처럼
만들어 송사리 두마리를 잡았던 식장산 계곡도 잊지 않고 얘기한다. 집 앞에는 구봉산이 보인다.
이곳은 가깝다 보니 평일에 유치원 끝나고 사마귀를 채집하는 코스다.
손자는 대전에는 산이 많아서 너무 좋고 그 안에 곤충들도 많아
서 행복하다고 한다.
돈가스 맛집을 찾아갔다가 식사 후 돌아오는 길에 보문산이라는 안내표 지판을 보자 손자는 이곳에도 뭔가가 많이
살고 있을 거라고 호언장담한다. 우리는 “이 산에는 열대어도 많이 살고 사자와 호랑이도 살고…”
하자 손자는 “아쿠아리움 말고!” 라고 소리 질러 우리를 한바탕 웃게 만들었다. 사실 대전은 사방이 명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손자의 곤충사랑이 대전의 산(山)사랑 안에서 지속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