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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긍정의 힘

2021.07
  • 등록일 : 2021-06-28
  • 조회수 : 283

김성희(중구 목중로)

“아니 아줌마, 그걸 떨어트리면 어떻게 해! 짜증나게.”물건값을 계산하던 내가 물건을 떨어뜨렸다고 자식 같은 사람으로부터 반말을 듣는 순간 눈앞이 하얘졌다. 나는 올라오는 마음을 꾹 참고 사과까지 했는데 연달아 나오는 그 젊은 총각의 질책에 손이 부르르 떨렸다. 그러나 우리 마트의 고객이니, 그게 나의 직업이니 꾹 참고 심호흡을 가다듬는다.
마트 캐셔를 시작한 지 7개월째인데 일을 하다 보면 반말로 일관하는 경우 없는 사람, 계산대 옆에 자기가 씹던 껌을 살짝 붙여놓고 가는 황당한 사람, 정확히 계산했는데 잘못됐다고 우기고 소리까지 질러대다가 나중에 사과 한 마디 없이 가버리는 대책 없는 사람 등등 정말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난다.
한 번은 10원짜리 예닐곱 개를 떨어트리고 가는 손님이 있었다.나는 “손님, 동전 빠트리셨어요”라며 그 분을 불러세웠다. 그러자 이 손님 말씀, “냅둬요, 아줌마 쓰세요”라며 가버렸다. 이럴 땐이 일에 대한 회의감이 파도처럼 밀려든다.
하지만 요즘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겪는 고충은아마도 어쩌면 나이 들어가며 미리 인생에 대한 관조와 여유와너그러움을 배워두라는 신의 계시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이 참 편해졌다.
아침에 눈을 뜨고 나면 “적은 월급이지만 내가 오늘 일을 할 직장이 있어서 좋다.”는 감사의 마음부터 갖는다. 남편의 사랑이있고 가족의 건강과 화목함이 나에게 큰 선물처럼 있는데 무엇을 더 바라랴!
‘나를 불쾌하게 하는 사람들은 내게 인생 수업을 시켜주는 스승이고, 일터는 느지막한 나의 인생 교실’이라고 생각하니 매사가즐겁고 행복하다. 무엇이든긍정적으로 보는 삶, 정말 50대 중반을 넘어서 가져야 할 중요한 마음가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