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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노년의 행복

2021.09
  • 등록일 : 2021-08-25
  • 조회수 : 114

명은숙(유성구 도안대로)

노인들의 놀이터, 복지관에 다니는 올해 일흔일곱 혼자 사는 할머니입니다. 처음 복지관에 갔을 때 미술부에 접수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미술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선생님이 칭찬을 해주시는 날에는 잠도 잘 와요. 어느 날 선생님께서 러 그림 소재를 주시면서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해바라기를 그렸습니다. 선생님은 제 그림을 보시면서 해바라기는 건강과 복을 주신다고 덕담까지 해주시기에 그다음부터 해바라기 그림들을 지인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월요일마다 장이 서요. 나는 장날이면 사과 토마토 양배추를 꼭 산답니다. 당뇨가 있는 데다 위가 안 좋아 식전에 양배추를 꼭 먹지요. 식전에 양배추를 오래 먹어 그런지 소화도 잘 되고 신물이 안 올라와요. 나 같은 분
이 있다면 양배추 꼭 드셔보세요. 아무튼 장날에 오는 40대 즈음의 과일 파시는 분은 나만 보면 웃음으로 맞이해주면서 어머니는 치매로 요양병원에 계시고 딸은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정감있게 풀어 놓아요. 생각난 김에 집에 있던 해바라기 그림을 들고 가 주었더니 자꾸 바나나를 주는 거예요. 할 수 없이 받아 왔어요. 대가 없이 주어야 더 행복인데 말이죠. 누군가에게 이 늙은 할매도 줄 것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해요. 노년에 만난 미술은 나의 삶이자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