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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2021 대전시명장] 배불리 먹고 싶어 시작한 주방보조에서 명장으로

2021.10
  • 등록일 : 2021-09-26
  • 조회수 : 228



대전광역시 제6호 명장 유성호텔 총주방장 최창업 조리이사

33년간 요리를 해왔고 그 중 20년을 까다롭기로 유명한 호텔에서 근무해왔다. 새벽 4시면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했고 딱히 쉬는 날도 없이 습관처럼 매일 직장으로 향했다. 셀 수도 없는 조리 관련 자격증에 수상·포상경력, 특허출원, 책 출판까지 이런 그가 대전광역시 명장에 선정되었다는 것이 새삼스럽지만은 않다.

올해 대전광역시 명장에 선정된 3인 중 한명인 유성호텔의 총주방장 최창섭 씨(56·()유성에프에스 조리이사)는 요리사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간성이라고 답했다.

기능은 반복되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성공할 수 없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조직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인간성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기술은 그 다음입니다.”



198522살의 나이에 당시 작곡가 길옥윤 씨가 운영하던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주방보조로 일을 시작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먹고 사는 게 힘겨웠던 시절, 그는 주방에서 일하는 것이라면 먹는 것만큼은 걱정 없을 것 같아 이 일을 택했다고 했다.

요리요? 설거지부터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했죠. 그러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갔습니다. 선배님들을 따라다니며 레스토랑, 뷔페, 예식장 등 다양한 업체를 경험하며 휴일도 없이 배우고 익혔죠. 그때의 경험들이 든든한 바탕이 되었습니다.”

최 이사가 계속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항상 라는 의문점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는 왜 짜장면은 검은색이어야만 할까?’처럼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늘 ?’라고 묻기 시작했고 이런 그의 호기심은 빨간 짜장소스·토마토김치 제조 특허 등 다양한 레시피 개발과 특허출원으로 이어졌다. 그가 남들보다 먼저 미래식량으로서의 곤충요리 연구에 매달리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가 개발한 수박냉면은 지금도 유성호텔에서 여름시즌메뉴로 판매할 만큼 인기가 높다. 한국인들이 여름이면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인 수박과 냉면을 조합한 수박냉면은 수박을 갈아 만든 육수에 분홍빛 면발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호응을 얻었고 시제품화 계획 중에 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자원봉사는 요즘도 한 달에 세 번씩 이어지고 있다. 유성호텔과 한국조리사협회 대전지회, 온아띠 등 각각의 봉사단체 팀원으로 참여해 보육원이나 복지관, 치매센터 등의 이웃들을 찾아 직접 식사를 만들어 대접하곤 했는데, 최근엔 코로나 인해 직접 방문하는 대신, 도시락을 미리 준비해 전달해주고 있다. 국밥도, 짜장면도 맛있고 좋죠. 그래도 나름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이니만큼 조금 색다른 메뉴를 해드리고 싶어서 햄버거 세트를 만들어 드리기도 하고 여름이면 수박냉면도 해드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식당을 내지 않고 호텔에 계속 머물렀던 것에 대해 자신은 이라기보다는 쟁이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사꾼이라 하고 기술쟁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사업가 마인드보다는 계속 개발하고 공부하고 그걸 요리하는 게 더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습니다. 호텔은 요리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에게 매력적인 직장이죠.”

그가 요리사로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대통령의 식사를 준비하면서 진땀을 뺐던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재임 당시 세종에서 행사가 있었고 최 이사가 VIP식사를 담당했었다. 대통령의 식사가 제공되기 전 감식관의 손을 거치는데, 디저트로 준비된 멜론에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겨울이었고 구하기 쉽지 않았던 멜론이 과일디저트로 준비됐었는데 멜론 당도가 좋지 않았어요. 멜론을 맛본 감식관이 당도가 너무 떨어진다며 접시를 물리는데 그때부터 진땀이 나기 시작했죠. 가져온 멜론은 단 1개뿐이었고, 이 부위, 저 부위 잘라서 나가다보니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그때 감식관이 잠시 보지 않는 사이 설탕을 살짝 뿌려서 통과됐던 일이 있었습니다. 하하하~”

죽을 때까지 요리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며, 자면서도 레시피가 떠오른다는 그의 꿈은 무료급식소 운영이다.

이 자리까지 혼자서 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빚을 졌죠. 퇴직을 하면 20명이든 30명이든 오셔서 편안하게 식사하실 수 있는 무료급식소를 운영할 생각입니다. 받았으니 돌려주어야, 또 다른 누군가도 받은 만큼 돌려주지 않겠습니까?”

 

 

 


허용주 사진 최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