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더덕로, 복요리로, 천하장사로, 류현진야구거리, 이세돌길…. 실제로 있는 명예도로명이다.
전국 최대 미더덕 생산지인 경남 창원시 진동면 해안 길은 ‘미더덕로’이며 복요리식당이 즐비한 마산어시장 도로는 ‘복요리로’다. 씨름선수 이만기·강호동이 꽃가마를 탔다는 마산에는 ‘천하장사로’가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 선수의 모교인 인천 동산고등학교 주변은 ‘류현진야구거리’다.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대결을 벌인 이세돌 기사의 고향 전남 신안군에는 ‘이세돌길’이 있다.
현행 도로명주소법은 도로명이 부여된 도로구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기업유치, 국제교류 등만을 목적으로 하는 명예도로명을 추가 부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전에도 ‘프란치스코교황로’를 비롯해 ‘3·8민주로’, ‘3·16 만세로’, ‘4·1만세로’ 등 명예도로명이 있다. 2019년 시 출범 70주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맞은 우리 시는 명예도로명을 확대하고 있다.
▣ 프란치스코교황로
대전의 첫 명예도로명은 ‘프란치스코교황로’다.
2014년 8월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대전을 찾았던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월드컵경기장 ~ 노은도매시장 사이 717m 구간이다. 본래 도로명은 ‘노은동로’다.
명예도로명 ‘프란치스코교황로’는 세종시에도 있다.
세종시 전의면 전의교차로에서 대전가톨릭대학교 앞까지 3.6㎞ 구간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종시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됐다.
▣ 3·8 민주로
시는 3·8 민주의거 6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의를 확산하고 선열들의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3·8 민주로’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3·8 민주로’는 대전고등학교에서 동구 원동네거리 1.15㎞ 구간으로 지난 3월 8일 명예도로명판 제막식을 가졌다.
‘3·8 민주의거’는 1960년 3월 8일 자유당 정권의 폭정에 분노한 대전의 고등학생들이 대정부 투쟁을 한 것으로 4·19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바 있다.
▣ 3·16 만세로
‘3·16 만세로’는 일제강점기 대전 최초의 독립 만세운동을 기념하는 도로다.
인동 만세로 광장 인근 대전천동로 520m 구간(인동 에덴쌀상회~청주해장국)으로 동구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8월 인동장터 만세운동의 의미를 알리기 위한 명예도로명을 지었다.
인동 만세로 광장은 3·1운동 당시 쌀시장으로 유명했으며 1919년 3월 16일 대전 만세운동의 시발점이자 대전지역 항일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곳이다.
인동장터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6일 한 청년이 장터에 쌓아 놓은 가마니 위에서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순식간에 시위대가 수백 명으로 불어나자 일본 헌병대가 무차별 총격을 가해 5명이 숨지고 30여명이 크게 다쳤으며 9명이 체포됐다.
동구는 2018년 11월 3·16인동장터 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살리고자 독립만세 운동 역사를 테마로 한 벽화를 조성했으며 만세운동의 유래와 태극기를 주제로 한 공중화장실도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3·1절 100주년을 맞아 ‘3·16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재연 행사도 가졌다.
▣ 4·1 만세로
‘4·1 만세로’는 1919년 4월 1일 서대전에서 수백 명의 군중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전 시내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일본군의 저지로 선화동 일대에서 해산했던 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곳이다.
중구는 지난해 10월 21일 선화로 및 중앙로79번길 일부 구간 1.43km(서대전초교 삼거리~옛 충남도청 뒷길)에 4·1 만세로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지난 3월 명예도로의 시작과 중간·종점 3개소에 지주간판 및 명예도로명판을 설치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선화동 일원에서 주민 1,000여 명이 참여한 4·1독립만세운동 재현 행사도 가졌다.
‘4·1 만세로’ 종점인 옛 충남도청 뒷길에는 지주간판이 설치돼 만세운동 이미지와 명예도로명 부여 사유, 부여구간이 담겨 있다. 또 태극기 도안의 명예도로명판은 시작점에 2개, 중간점에 1개, 종점에 1개를 차량용과 보행자용으로 각각 설치해 4·1만세로 구간을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