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빈(유성구 대학로)
마트에 들러 물건을 살펴보고 있는데 판매원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판매원이 하는 의례적인 인사려니 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3년 전쯤 이사 간 이웃집 아주머니였다.
어찌나 반갑던지. “잘 지내셨죠? 저는 다른 분에게 인사하시는 줄 알았네요. 얼른 알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반가운 인사의 첫마디로 우선 변명 같은 사과부터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족의 근황
과 안부를 서로 나누고 다음부터 자주 뵙자며 다른 코너로 이동했다. 빵 진열대의 찹쌀 도넛 코너에서 시식용으로 잘라놓은 것을 하나 집어 맛을 보는데,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또 들려왔다.
나는 인사하는 이의 얼굴도 보지 않은 채 “네에~.단팥빵도 있나요?” 이렇게 대꾸하며 진열된 빵만을 둘러보았다. “장 보러 나오셨나 봐요.” 그제서야 나는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집 근처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던 아주머니였다. 가게가 잘되지 않아 정리하고 이곳에 취직을 했다는 이야기였다. 마트에서 나오면서 인사하는 판매원들에게 무심하게 행동하는 나로 인해 일하시는
분들이 불쾌하지는 않았을까 깊은 반성을 했다. 먼저 살갑게 인사도 안 하는 편이면서 건네오는 인사도 무심하게 받고 있는 나를 돌아보며 앞으로는 누구에게나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네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