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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어르신들~ 행정복지센터에 혼자 오세요

2021.11
  • 등록일 : 2021-10-26
  • 조회수 : 145

박노철(중구 봉소루로)



“눈이 어두워 당췌 보이지 않네.”, “에고 손이 떨려서 쓸 수가 없구먼.”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할머니에게 담당자가 서류를 내밀며 서식에 맞추어 신청서를 쓰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그렇게 말씀하신다. 이런 분들에게 얼른 다가가서 눈높이에 맞춰 안내를 해드리면 그렇게 고마워할 수가 없다. 정년퇴직 후 주민센터에서 도우미로 일한 지도 어언 10년이 훌쩍 넘었다. 다행히 도우미 모집에 합격한 후 중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복지도우미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는 특히 할머니 민원인이 나타나면 성심껏 도와드린다. 80대 할머니들의 삶이 상상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남녀 차별 없는 교육 평등이 이뤄졌지만 1930∼40년대 다들 없이 살던 그 시절에 뿌리 깊은 남아선호 사상은 할머니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많이 가르쳐야 초등학교지 그 이상 교육은 부모님이 깨우친 분, 아니면 부잣집이어야 가능했다. 당시 대부분의 부모들은 ‘여자가 많이 배워 뭐하나. 좋은 남자 만나 시집가면 그만이지’라며 딸 교육은 등한시했다.
60대인 나도 어디 관공서나 은행에 가면 용어도 제대로 이해가 안되고 서류를 제대로 쓰지 못해 담당자에게 몇 번 물어봐야 하는데 어르신들은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싶어 그분들 눈높이에 맞춰 열심히 도와드린다. “아~ 눈이 어두우세요?”하면서 서식의 빈칸을 다 채워드리고 맨 나중에 이름 석자만 쓰실 수 있게 도와드리면 그제야 긴장을 푸시고 미소를 띤다. 그리고는 고맙다는 말씀을 수십 번 더 하시고 행정복지센터를 나선다. 그때마다 나도 보람을 느낀다. 할머니들, 행정복지센터 오실때 바쁜 아들딸 데리고 오지말고 혼자 오세요. 공무원과 도우미들이 친절하게 도와드릴 테니 걱정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