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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대전승합 604번 강길성 기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작성자 **
  • 작성일 2025-07-03
  • 조회수 87
지난 7월 2일 수요일에 야구경기를 관람 후 착잡한 마음을 안고 한밭운동장 정류소에서 목적지인 은하수네거리에 가기 위해 604번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가 용문역5번출구 정류소에 다다랐을 때, 지루함을 달래려 무선 이어폰을 꺼내든 찰나 이어폰은 제 손에서 벗어나 버스 바닥 어딘가로 데굴데굴 굴러갔습니다. 나의 기기 찾기 앱을 통해서 소리를 재생시켜보니, 분명 소리는 옆에서 들리는데 요리보고 저리 봐도 이어폰이 보이질 않는겁니다. 내 옆에 있는 게 분명한데 보이질 않는 요망한 이어폰을 생각하니 속이 바짝바짝 탔습니다. 도저히 그냥 내릴 수는 없어서 버스가 정차하면 찾아보기로 단념하고 종점인 충렬사삼거리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종점을 세 정거장 남겨두고 기사님께 차가 종점에서 정차하는지 여쭈어보니 마지막 차라 정차 없이 차고지로 바로 나가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버스는 이제 종점에 도착했고 절망스러운 마음으로 내리려는데 기사님이 시동을 끄고 운전석에서 나오셔서 잃어버린 게 있냐고 하셨습니다.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기사님이 소리가 나는 쪽을 유심히 보시고는 구석 틈새에 들어가 있는 이어폰을 발견하셨습니다! 단, 문제는 그 틈새가 열기로 뜨겁게 과열되어 있어서 손을 넣어서 뺄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사님이 자석을 이용해서 빼내보려고도 하시고, 손도 넣어보시고 여러 방면으로 힘써주시는데도 도저히 잡히질 않는 이어폰에 애간장이 탔습니다. 오늘 야구도 지고 이어폰도 잃은 나 0승 2패다,, 생각하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내리려는데 기사님이 운전석에서 핀셋을 가져오시는 겁니다. 그리고 10여 분간의 사투 끝에 드디어 저는 이어폰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용문역5번출구 정류소에서 시작된 지난한 이어폰과의 싸움이 드디어 끝나는 그 순간 감동의 기쁨과 함께 죄송스러움이 확 밀려왔습니다. 직장인으로서 누구보다 칼퇴근의 귀중함을 잘 알면서도, 기사님의 칼퇴근을 막아서 죄송스럽더라구요.

대전승합 강길성 기사님, 퇴근은 잘 하신거죠? 정말 감사합니다. 퇴근시간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으셨을 텐데, 본인 일처럼 신경써주셔서 정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대전시민이 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기사님 덕분에 대전시에 대한 좋은 기억 하나를 가지게 되었네요. 또한 삭막하고 딱딱한 요즘 사회에서, 오랜만에 따뜻한 배려와 도움의 온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세상은 아름답네요!
언젠가 604번 버스에서 우연히 뵙게 된다면, 밝은 미소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기사님 덕분에 저는 오늘 출근길도 노래를 들으며 신나게 출근했네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항상 운전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세요!